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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 리뷰("PARASITE" review)

Mark-1 2019. 8. 7. 18:13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 리뷰(PARASITE review)

 

 

봉준호 감독 2019년 작 "기생충"

 

 

 

영화를 보신 분들의 평은 호불호가 엇갈리는 듯하다. 역시 "봉준호"를 외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독특한 장르물로 칸의 인정을 받은 것은 이해한다는 입장도 있고, 억지설정으로 보는 내내 불편했다는 평도 있다.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하였지만, 영화속의 내용은 본인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각 캐릭터들은 이야기의 전개를 이끌고 있는데, 특히 연교의 경우 귀가 얇아 말을 잘 듣자 기택은 "부자이면서도 착하다"라는 평을 내린다. 여기서 착하다는 것은 불우한 기택의 가족을 돕는 다는 면에서 착하다는 표현을 썼을 뿐, 오히려 그들의 어리석음을 애둘러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동익(이선균 분), 연교(조여정 분)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지고 있는데, 지난 수년전 광풍을 일으켰던 "대만 카스테라"가 등장한다. 기택이나 근세 모두 대왕카스테라 사업을 하다 거지가 되었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다만 얘기의 자연스러운 전개를 위한 등장일 뿐, 현상진단이나 문제점을 지적하진 않는다. 물론 전개상 이러한 내용을 넣을 수도 없고, 그냥 관객에게 힘겨운 서민들의 삶을 환기하는 정도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이선균 배우를 무척 좋아하는 데 금번의 동익은 그다지 캐릭터가 돋보이진 않는다. 동익은 성공한 젊은 사업가이며 건축디자이너가 직접 지은 대저택을 소유한 부유층 정도로 묘사된다. 다만, 결말의 핵심으로 그려지는 위생 또는 냄새에 민감한 사람으로 그려졌고, 이로인해 기택의 분노를 사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감독은 동익을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부자"로 그려낸 것 같진 않다. 물론 가난한 기택과 대비되는 부자의 캐릭터지만,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는 계급의식, 갑질 등으로 점철되는 못된 부자로 그리진 않았다.

 

전체적인 전개 및 설정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관객의 평도 많았다. 그 중 대부분은 개연성이 전혀 없는 억지설정이라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영화라는 것은 원래 단시간에 사건의 기승전결을 보여줘야 하므로 드라마틱한 구성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뭔가 계획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영화 속 기택의 말처럼 "계획을 해봐야 많은 변수로 인해 계획대로 되는 게 거의 없으니 계획이 없는 게 계획"이라는 말이 오히려 공감된다.

 

민혁(박서준 분)에게 선물 받은 수석은 아들 기우의 머리통이 터지는 데 쓰이고..

 

뉴스에 나오는 각종의 사건은 계획범죄인 경우도 많겠지만, 우발적인 상황에 의해 벌어지는 경우도 그 수가 적지 않을 것이다. 결과론적인 해석을 하다보니 치밀한 계획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단시간에 발생한 범행은 대체로 이성의 끈을 놓게되어 발생하고, 이를 은폐하려고 또다른 범죄가 줄일 잇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물론 최근 가장 뜨거운 고유정사건 같은 경우 철저하게 계획된 범행이다).

 

시대의 극악무도범죄 고유정 사건은 철저한 계획속에 이루어졌다.

 

즉, 해당영화의 비현실성을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가족이 한 가정에 전원 침투한다는 설정, 집사격인 문광의 남편이 동익의 집 지하에 머무른다는 설정, 냄새로 인한 열등감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것 등이 지적되는 것 같다. 물론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매우 희박한 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드라마틱 없이 어찌 영화의 시나리오를 만드나?? 이정도의 설정은 진정 억지설정으로 악평을 받는 영화에 비하면 애교정도에 불과하지 않을까 한다.

 

"근세" 역의 박명환 분은 또 오해영에서 "찬수"역으로도 나온바 있다.

 

 

우리는 살면서 가끔 이런말을 하곤 한다. "사건에 한번 휘말리기 시작하면 걷잡을수 없이 꼬인다." 본 작품은 이러한 현실에서의 명제(?)에 기반하여 구성된 내용으로 비록 개연성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있을 법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점은 이미 우리 현실에서도 왕왕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근세의 몸에 깔린 차키를 꺼내려고 코를 부여잡는 동익을 바라보는 기택

 

개인적으로 필자는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한 봉준호 감독의 머리속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영화는 빈곤한 가정과 부유한 가정을 대비하여 현실의 냉혹함을 꼬집을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에 무척이나 당황했었다. 이게 바로 봉준호표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일례로 한국영화 최고의 수작으로 불리는 "살인의 추억"도 끝내 연쇄살인범으로 여겨졌던 박현규가 끝내는 잡히지 않아 관객들에게 허탈감을 준 사례가 있으니, 이점이 참조된다.

 

봉준호 감독 2003년작 "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을 말하니 개인적으로 영화 "기생충"은 철저히 봉준호표 영화가 아닐까 한다. 여전히 빠지지 않는 코믹스런 전개도 그러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을 긴장감에 꼼짝 못하게 만드는 몰입감, 다소 잔혹하지만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악범죄를 상상으로 그려낸 점. 아직 좀 더 봐야 알겠지만, 디테일 봉으로 불리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철저한 그의 계산에 의해 연출된 장면들의 집합체이므로 이를 하나하나 찾아 꼽씹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봉한지 십수년이 지나도록 다시봐도 놀라운 디테일의 "살인의 추억". 영화 기생충도 앞으로 십수번을 봐야 봉준호 감독의 진가를 알게될 것으로 생각된다.

 

추가: 영화 기생충은 여배우들의 능력이 한껏 발휘된 영화로 생각된다. 물론 기 작품들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들이지만, 좋은 작품에 좋은 연기로 극에 몰입감, 현실감이 제대로 반영된 데에는 이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더욱 좋은 작품에서 이 배우들을 만나길 기대해 본다.

 

영화 기생충의 히로인들(좌부터 이정은, 박소담, 조여정, 장혜진 분)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임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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